-
[런치 리포트] 청계천 옆 작은 일본, 바삭한 튀김 끝에 걸린 일상의 위로 | 에도마에텐동하마다 종로점런치 리포트 2026. 2. 22. 10:00


종각 젊음의 거리를 지나 청계천 물길이 가까워질 무렵, 영어와 한자로 정갈하게 쓰인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직관적인 한글 간판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 이국적인 분위기가 이곳을 지나는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과 세련된 감각을 지닌 직장인들에게 묘한 호기심과 설렘을 자극한다. 마치 도쿄의 어느 거리를 여행하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파사드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활기찬 오픈 키친이 손님을 맞이한다. 조리 과정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바 형태의 테이블은 혼자 식사하는 이들에게는 최적의 몰입감을, 일행과 함께 온 이들에게는 역동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실내에는 튀김 요리 전문점다운 진하고 고소한 향기가 가득 배어 있는데, 이는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식욕을 돋우는 훌륭한 에피타이저 역할을 한다. 바쁜 점심시간의 열기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내부는 정겨운 활기로 가득하다.
종로의 이름난 맛집답게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기도 하지만, 혼자 방문한 손님이라면 바 테이블의 빈자리에 비교적 빠르게 안내받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키오스크 대신 종업원이 직접 주문을 받고 서빙을 돕는 방식은 기계적인 편리함보다 사람의 온기를 우선시하는 이곳의 철학을 보여준다. 밀려드는 주문에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와중에도, 카운터의 묵직한 안정감과 홀 직원들의 싹싹한 친절은 식사 시간의 만족도를 높여준다.
대표 메뉴인 텐동은 그 구성부터 화려하다. 블랙타이거새우의 당당한 풍채를 필두로 김, 온천계란, 꽈리고추, 관자와 오징어, 가지, 팽이버섯, 고구마가 그릇 위에서 조화로운 탑을 이룬다. 텐동을 처음 접하는 이들을 위해 먹는 방법을 세심하게 안내해 주는 배려 또한 잊지 않는다. 달콤 짭조름한 타래 소스가 스며든 튀김은 바삭함과 부드러움의 경계를 넘나들며, 입안 가득 고소한 풍미의 향연을 펼친다.
장국과 기본 찬은 요청 시 언제든 넉넉하게 채워준다. 워낙 생동감 넘치는 매장 분위기 덕분에 직원을 부르는 것이 망설여진다면, 주문 시 미리 찬을 넉넉히 요청하는 것도 바쁜 직장인들만의 지혜로운 식사법이 될 것이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출구 카운터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계산이 이뤄진다. 텐동 한 그릇마다 정성껏 찍어주는 도장은 다시 이곳을 찾게 만드는 기분 좋은 약속이 된다.

▩ 에도마에텐동하마다 종로점
주소: 서울 종로구 종로12길 23 포인트23빌딩 1층 에도마에텐동 하마다
저작권자 © 한국 미식 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런치 리포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런치 리포트] 청계천 변에서 만난 낭만 한 조각 | 파작(PAZAC) (0) 2026.03.01 [런치 리포트] 복잡한 고민은 빼고 든든함은 더하고 | 하우마라탕 종로점 (0) 2026.02.28 [런치 리포트] 골목의 낭만과 우동의 정석, 을지로에서 만난 '에비스야' | 에비스야 우동&오뎅 (0) 2026.02.21 [런치 리포트] 혼자서도, 함께여도 좋은 도심 속 푸른 휴식처 | 참치공방 종각본점 (0) 2026.02.20 [런치 리포트] 종로에서 만난 가장 가까운 뉴욕 | 더 피자 필 (0) 2026.02.06